Product manager와 Product owner (2편)

Product manager와 Product owner (2편)
Photo by Austin Distel / Unsplash
  • 이 글은 2020년 6월에 작성되었습니다.

내 블로그의 첫 글 <그래서 Product owner는 뭐하는 사람이에요?>이 브런치에서만 조회수가 6천이 넘었다. 그리고  <Product owner? Product manager?>라는 글도 꾸준히 읽히고 있다. 한국에서 Product owne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긴 한가보다.

<Product owner? Product manager?>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Product manager(이하 PM)과 Product owner(이하 PO)는 하는 일이 기본적으로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 독자 분이 브런치 댓글을 아래와 같이 남겨주었다. 엄밀히 말하면 완전히 같은 건 아니라고 한다. 이론적으로 말이다.

<내 글에 달린 댓글 중 발췌. 참고로 SAFe는 Scaled Agile Framework로 나도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 공식 웹사이트 검색해보시길>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실제 내가 다녔던 회사(쿠팡, Booking.com)나, 면접 봤던 회사들이나, 지인들이 일하는 회사 등에서 PM과 PO가 따로 구분되어 있는 경우는 본 적이 없었다. 대부분 PM or PO 였고 그 둘이 하는 일은비슷했다.

하지만 최근에 내 주위의 한 회사에서 PO와 PM이 함께 있는 사례를 발견했다. 바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두고 있는 Tomtom이라는 디지털 지도 관련 회사(tomtom.com)이다. 나름 유명한 네덜란드의 IT 회사로 이 분야에선 유명한 회사다. 위의 사실을 알게 된 계기는 아래와 같다.

이 회사의 Senior PO 직무가 Linkedin이 떴었고, 제품이 재밌어 보여서 내 주위의 Tomtom 출신 동료에게 회사는 어떤지, 그 팀은 어떤지 그리고 PO라는 직무가 어떤 권한을 갖고 있는지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 그때 이 친구가 이렇게 얘기했다.

  • 동료 : "Tomtom은 PM과 PO가 나뉘어져 있어. 난 Tomtom 외엔 IT 회사 경험이 없어서 모든 회사가 그런 줄 알았어. 그래서 오히려 Booking.com에 처음 왔을 때 Product owner가 하는 일의 범위가 넓어서 놀랐어.(이 당시 우리 회사에서는 Product owner로 부르고 있었고, 2019년부터 Product manager라고 이름이 공식적으로 바뀌었다. 나는 당시 Product owner였고 지금은 Product manager가 공식 직무이다) Tomtom에서는 PM은 고객과 만나고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장기 계획과 로드맵을 짜는 일을 주로 했고, PO는 개발팀(제품팀)이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일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개발 요구사항을 명확히 하고 백로그를 관리하는 일을 주로 했었거든. Booking.com의 PO는 그 둘을 다 하고 있잖아."
  • 나 : "어? 나는 모든 회사의 PO나 PM이 이름만 다르고 똑같은 일을 하는 줄 알았어. 내 경험상 그랬고 주위에서도 Tomtom과 같은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 동료 : "어, 그래서, 내가 아는 너는 Tomtom 기준에서의 PM일은 즐겨할 것 같은데, PO일은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래서 얘기해주는 거야. 한 번 그쪽과 확인해봐."

위의 대화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확인하기 위해 온라인상으로만 알고 있던(LinkedIn connection) Tomtom의 PM에게 직접 물어봤다.

  • 나 : "I heard from ex-TomTom employee that there is also a Product Manager role in TomTom who's mostly in change of the vision/roadmap/user research and so on, while POs are mostly in charge executing the roadmap in agile method. If so, I am not interested in PO role. I wanted to clarify this and I thought about you."
  • 그녀의 대답은 '그렇다' 였다.

그렇다. 내 글에 댓글 달아주신 분 덕분에 알게된 사실을 실제 내 주위에서 사례로 검증을 했다.

더 궁금해져서 이것 저것 자료를 찾아보다가 아래와 같은 Atlassian의 동영상을 찾게 되었다. 참고로 Atlassian은 개발 협업 툴 Jira와 Trello(인수함)로 유명한 호주의 소프트웨어 업체이다.

위 동영상의 2:40 정도를 보면 PM과 PO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이 역할과 책임을 구분한다.  (위 동영상과 같은 내용으로 Atlassian blog 글도 있다)

  • Product manager : Mission, vision, high level problems, what success looks like
  • Product owner : break down and translate the vision to day-to-day activities

즉, PM은 장기적이고 큰 그림을 그리고 비즈니스 목표를 정의하는 직무이며, PO는 그 큰 그림을 실제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구현할 수 있도록 작은 태스크로 나누고, 요구사항을 명확히 정의하며, 태스크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제품팀이 최대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이끄는 직무이다.

이 글에선 위와 같이 PM과 PO를 구분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몇 천명이 읽은 내 예전 글에서는 PM과 PO가 하는 일이 거의 동일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 내게 PM과 PO가 뭐가 달라요? 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회사에선 비슷하다. 그러나 회사마다 역할과 책임을 다르게 정의하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라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일부 회사에선 그 둘을 나누기는 한다'라는 것을 덧붙이며 말이다.

이런 리서치와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배운 점은 딱 하나다. 독자분들께도 이 한 마디 마지막으로 하고 싶다. 모든 회사마다 PM과 PO의 역할과 책임의 범위가 다 다르다. 그러니 이직할 때, 입사 지원할 때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회사에서(위에서)는 어떤 기대를 하는 자리인지, 개발팀과는 어떻게 일하는지, 의사결정의 권한은 얼마나 있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지원하라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잘 모르겠으면 면접 과정에서 리쿠트링 담당자나 면접관에서 물어보면 된다. 나도 면접할 때 면접관에게 늘 하는 질문이 "그 회사, 그 자리에서 내가 의사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얼마나 있는가?"이다. 물론 어떤 조건이 좋을지는 사람마다 다르니 무엇이 좋다 나쁘다 라고 얘기할 순 없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