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ffer Analyze, 고객 0명에서 1천명까지의 여정

  • 이 글은 제가 커리어리(퍼블리 뉴스, careerly.co.kr)에 큐레이션하여 올린 리뷰 글입니다.

예전에 제목(“Two Years Ago, We Started Building a Product that Now Earns Over $500,000. Here’s How We Did it“)을 보고 저장해놓았던 글을 꺼내 읽었습니다. Buffer라는 Product(소셜 미디어 퍼블리싱 툴)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분석’ 부분만 떨어져 나와 standalone 서비스(Buffer Analyze)로 시작하여 유료 고객 1천명까지 성장하기까지의 스토리가 재미있습니다. (저자는 Buffer Analyze의 Product manager이며 총 5명 – 1 PM, 1 디자이너, 3 개발자 – 으로 팀을 꾸렸습니다)

짧게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본문 자체도 그리 길지 않고 읽기 쉬우니 스크린샷이나 그래프를 보고 싶다면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 리서치 : 초기에는 리서치에 집중. 잠재 고객 20-30명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이메일로도 대화를 하고, 수백개의 설문조사 결과를 받았다. 10번째 콜부터 어느 정도 패턴이 보였다. (frustration, recurring challenges in workflows, etc)

– 제품 개발 프로세스 : 리서치를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제품 디자인을 시작했다. 제품 개발 일정 내내 리서치, 디자인, 개발을 모두 병렬로 동시에 진행했다. 예를 들면, PM이 기능 D를 리서치를 하는 동안 디자이너는 기능 C를 디자인하고 기능 B가 (개발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으며 기능 A는 측정(사용)되고 있다. (제 의견을 덧붙이자면, 저는 이런 프로세스가 빠른 릴리즈에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잘못 운영하면 팀원들의 motivation에 해가 되는 프로세스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첫 고객 : 처음부터 많은 기능을 넣진 않았다. 시장에 이미 존재하는 툴에 비하면 간소하지만 우선은 소수라도 실제 사용자들을 통해 우리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기존 Buffer의 사용자들에게 개별로 이메일을 보내고 50% early-access 할인을 제공하는 등 어떻게든 진짜 사용자를 획득하고자 했고 그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려 했다. 개발 시작 후 7개월만에 첫 고객을 얻었고 첫 매출 25불을 올렸다.

– 100명의 고객 : 기존 Buffer의 고객들을 모두 spreadsheet에 넣고 그들이 누구인지 분석했다. 그리고 우선순위별로 그룹을 나누어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첫 그룹은 40%의 회신율을 보였으나 그 다음 그룹은 25%로 떨어졌다. 1천 여통의 이메일을 보냈고 약 10개월 만에 고객수 100명을 찍고 5천불의 MRR(Monthly Recurring Revenue)를 달성했다.

– 첫 500명의 고객 : 이메일 전략은 잘 먹혔으나 스케일업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self-serve signup 기능의 우선순위를 높여 개발했다.

– 글을 쓰고 있는 현재(2019년 7월), Buffer Analyze는 약 1천명의 고객을 획득했고 매달 4만7천불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연으로 환산하면 50만불 정도다. (위 100명 달성 후 8개월만의 일임) 하지만 현재 7명의 팀원과 인프라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1년에 1백만 불 정도는 벌어야 수지타산이 맞다. (더 성장해야 한다는 뜻)

스타트업의 첫 Product manager가 해야 할 일

최근에 이직을 위해 10개 이상 회사와 연락을 주고 받았고 그 중 몇 군데와는 실제 내 매니저가 될 사람(보통 hiring manager)을 포함한 다른 Product manager(PM)들과 여러 차례 인터뷰도 진행하였다. 결과를 떠나 3~4년만에 하는 인터뷰는 스트레스이기도 했지만 지루했던 일상에 refresh가 되는 요소이기도 했다. 모든 회사는 다른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회사와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다양한 고객의 문제에 대해 내 나름의 기준에서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터뷰어와의 대화도 즐거웠다. 인터뷰를 하다보면 나와 맞을 것 같은 회사와 사람이 보이고, 이런 인터뷰는 내가 ‘인터뷰를 당한다’라는 생각보단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라는 느낌이 든다. 좋은 질문(내가 대답을 하기 쉽진 않지만 핵심을 짚는 질문들)을 하는 인터뷰어가 있을 경우 그 회사에 대한 매력도가 올라가기도 한다. (*참고로 PM 인터뷰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주로 어떤 질문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포스팅할 생각이다.)

그 중에서 총 직원수가 10명이 넘지 않는 스타트업의 첫 PM으로 합류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이를 위해 ‘회사의 첫 Product manager로서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뭘까?‘에 대해 혼자 고민해보면서 인터넷 검색도 함께 해봤다. 이번 글에서는 그 (검색) 결과들을 간단히 요약해보고 나의 의견도 덧붙여보려 한다. 다만 아래의 내용은 ‘일반화’를 하긴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을 먼저 얘기해두고 싶다. 창업멤버들의 Product management 경험 여부, 어떤 유형의 제품을 만드는지, 제품의 life cycle 중 어디에 있는지(product-market-fit은 찾았는지, 찾는 중인지 등), 조직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어디에 몇 명이 있는지 등 많은 변수에 따라 회사가 나에게 거는 기대와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내가 꼭 해야 할 일들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아래 정리한 내용은 ‘참고 사항’일 뿐 꼭 따라야 할 ‘Bible’은 아니라는 점 염두에 두길 바란다.

살펴본 의견들을 6가지 카테고리로 나눠보았다.

  1. 기대 수준을 확인하고 조절하기 (set the expectation)
    • 우선 왜 PM을 채용하려는지, 나에게 어떤 기대를 거는지 확인해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보통 창업자와 인터뷰를 하고 창업자와 이 대화를 할 것이다. 보통은 창업자가 PM의 일을 겸임하다가 회사/조직의 성장과 함께 업무량이 많아지면서 자기 일을 대신해 줄 사람을 찾게 된다. 새로 채용할 PM이 주로 operational/tactical한 일을 하길 바라는지(자기의 비전을 실현시켜 줄 사람을 찾는 경우), 아니면 제품의 비전과 전략적인 부분까지 맡아주길 원하는지 확실히 확인해야 한다.
    • 함께 일할 다른 직무의 동료들(stakeholder)이 Product management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고, 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는지 확인도 필요하다. 또한 제품의 의사결정에 입김이 센 동료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권한에 대한 대화와 조율도 필요하다. (물론 창업자가 가장 큰 영향력이 있겠다)
    • 초기 스타트업은 인력이 모자라기 때문에 업무의 범위를 정확히 자르기 어려우며 ‘니 일, 내 일’ 딱 자르기 힘든 환경이다. 이에 내 책임과 역할의 범위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한다. 필요한 경우 다른 직무의 업무도 어느 정도 대신해야 할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wearing multiple hats)
  2. 팀원들과 1:1 미팅하기
    • 함께 일 할 개발자, 디자이너 등 팀원들과 1:1 미팅을 하면서 개개인의 성향도 파악하고, 그들이 PM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며, 그 동안 제품 개발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확인한다. 이후 실제 업무를 시작했을 때 참고해야 할 중요한 사항들이 될 것이다.
    • 개발팀 리더나 시니어 개발자에게 제품의 기술적인 부분(아키텍처, 테크 스택 등)에 대해 배우고, 현재의 제약 사항 및 최근 이슈 등에 대해서도 브리핑을 받는다. 영업 및 마케팅 담당자와도 비슷한 대화가 필요하다.
  3. 해당 산업과 제품에 대해 이해하기
    • 많은 답변 중 하나가 “푹 쉬면서 산업 전반적인(macro) 부분에 대해 공부해라.”였다. 실제 실무에 들어가게 될 경우 큰 그림에서 상황을 바라보기 쉽지 않다. 이에 내가 일하게 될 산업의 전반적인 지식, 기술의 흐름, 전반적인 기회와 제약사항 등을 알아두자.
    • 경쟁사들이 누구이며 경쟁사의 제품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4. 고객에 대해 이해하기
    • 가장 좋은 것은 고객들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얘기를 들어보는 것이다. 시장에서 우리 제품을 대신할 만한 제품은 무엇인지, 어떤 제품을 선택했는지(+ 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의 pain point는 무엇이며, 고객이 (해당 제품군을 통해) 수행하려고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이고, 수행하는데 있어 (특정 제품을 떠나)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등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얻는 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 블로그, 트위터,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자들이 우리 제품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확인한다. 만약 고객의 피드백을 직접 듣는 채널이 있다면 그 피드백 내용들을 확인한다.
  5. 데이터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확인하기
    • 회사의 핵심 지표 뿐 아니라 사용자가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사용에 만족하는지 등에 대한 지표를 확인하고, 그 지표들이 제대로 트래킹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단순히 ‘트래킹하고 있어요’라는 말만 믿지 말고 실제 데이터를 확인하고 검증한다. 관련된 데이터베이스 및 대쉬보드(있다면…) 등에 대한 접근을 요청하고, 이 지표들이 주기적으로 측정이 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6. 제품 직접 사용해보고 리뷰하기
    • 이 부분은 사실 위 3번과 4번과 어느 정도 겹친다고 볼 수 있다. 경쟁사 제품을 써보기 전에 내가 담당할 제품을 써볼테니까. 내가 담당할 제품을 제대로 사용해보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동료에게 물어보고,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따로 정리해 두었다가 나중에 활용한다. B2B 제품의 경우 테스트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으므로 테스트 방법을 동료들을 통해 미리 확인하고 테스트한다.

사실 회사의 첫 PM이 해야 할 일의 범위는 정말 넓고 많겠지만 위 6가지는 회사에 막 입사했을 때 해야 할 일이다. PM도 업무를 파악하고 제대로 수행하려면 최소 몇 주 이상 걸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완전히 새로운 제품군/산업을 경험하고 있다면 말이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해서 처음부터 디테일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넓은 시야에서 산업과 사용자와 제품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여기까지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본 ‘스타트업의 첫 Product manager로서 해야 할 일’이며, 내 의견 또한 어느 정도 추가했다. 내가 참고한 글의 링크, 발췌한 내용 등은 다음의 노트(링크)에 있으니, 혹시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다면 위 링크를 확인하기 바란다.

  • ‘스타트업의 첫 PM’ 혹은 유사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댓글이나 이메일 등을 통해 인사이트를 나눠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가 곧 그 경험을 하게 될 것 같아서요. 🤞 😅